충전기 제조사서 충전 인프라 운영사로 성장
자체 운영 충전면 6000여 면·전체 1만여 면 운영
코스닥 상장 계기로 중동 등 해외시장 공략

▲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사업자 채비의 R&D 센터 외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사업자 채비가 ‘K-충전’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충전기 개발과 제조, 설치, 운영, 유지보수까지 직접 수행하는 통합 사업 구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 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채비는 2024년 국내에 신규 설치된 급속충전기 가운데 약 32%를 제조·설치했다. 현재는 자체 운영 충전면 6000여 면을 포함해 총 1만여 면 규모의 충전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공공 충전 물량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채비는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충전소 구축과 운영, 사후관리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사업자(CPO)로 성장했다. 충전기를 설치한 뒤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지와 수요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했다.
유지보수 역량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국 AS 거점과 24시간 원격 관제 시스템을 통해 충전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갖췄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신 모뎀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였고, 공공 급속충전기 운영 평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채비는 올해 4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향후 2~3년간 우량 충전 부지를 확보하는 데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버스 시장도 주요 성장 분야로 보고 1㎿급 충전기와 5분 충전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채비는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민간그룹 알 로스타마니 그룹 계열사 EEE와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2년간 최대 1000기 규모의 충전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충전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카타르 전력청의 공공 충전 인프라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향후 카타르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충전기 개발부터 운영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통합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도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사업자 채비가 경남 사천에서 운영 중인 집중형 충전소.
채비의 성장은 전기차 시장의 구조 변화와 맞물린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충전은 차량 구매 이후의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충전소가 얼마나 가까운지,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지가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가르는 요소가 된 것이다.
전기차 수요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89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0.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4월 기준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2만대를 넘어섰고, 전체 신차 등록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5.7%까지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충전 인프라 사업의 경쟁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충전기를 얼마나 많이 설치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실제 이용률과 가동률, 유지보수 품질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거점에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자의 경쟁력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채비는 한국도로공사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3세대 급속충전기 구축도 확대하고 있다. 해당 인프라는 6월 중순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채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기준이 차량 판매에서 충전 경험과 운영 효율로 옮겨가고 있다”며 “채비는 제조와 운영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초급속 충전 기술과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확대하고, 북미·중동·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원문 :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7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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