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출력의 고성능 충전기와 차량 성능의 차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결정하는 충전 속도
플러그앤차지 등 이용자 중심 서비스 확대

▲이근욱 채비 연구개발본부장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충전기는 이제 주유소만큼 익숙한 인프라가 됐다. 하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반복되는 불만이 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기인데 실제 충전 속도는 왜 50kW밖에 안 나오느냐"는 의문이다. 국내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1위 업체인 채비는 최근 콘텐츠와 운영 데이터를 통해 이런 오해의 배경을 설명하고 나섰다.
이근욱 채비 연구개발본부장은 "많은 이용자는 충전 속도가 충전기 성능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차량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한다. 그는 "충전기는 말 그대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일 뿐, 실제로 얼마만큼의 전류를 받을지는 차량이 판단한다"라며, "배터리 온도와 충전량(SOC), 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차량 스스로 충전 속도를 제한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350kW급 초급속 충전기에 연결하더라도 차량이 150kW까지만 수용하도록 설계돼 있다면 실제 출력 역시 그 수준에서 제한된다. 이 본부장은 "충전기는 수도꼭지, 차량은 물통과 같다"라며 "수도관이 아무리 굵어도 물통이 받을 수 있는 양 이상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용자들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부분은 배터리 잔량이 80%를 넘은 이후다. 이 구간부터는 충전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데, 일부 이용자는 이를 충전기 이상으로 오인한다. 하지만 이는 배터리 과열과 열화를 막기 위한 정상적인 제어 로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후반부로 갈수록 내부 저항과 발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차량이 의도적으로 전류를 낮춘다.
겨울철 충전 속도 저하 역시 대표적인 오해 사례다. 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내부 화학 반응이 둔화되면서 저항이 증가한다. 이 경우 차량은 배터리 보호를 위해 충전 출력을 제한한다. 최근 전기차 업계가 강조하는 '프리컨디셔닝' 기능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충전소 도착 전 배터리 온도를 미리 최적 범위로 끌어올려 충전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채비스테이 강남서초센터 전경
실제 완성차 업체와 충전 사업자들은 최근 충전 속도 숫자 경쟁보다 충전 경험 개선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충전 인증과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플러그앤차지(PnC) 기술 확대가 대표적이다. 채비 역시 커넥터만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증·결제가 진행되는 '바로채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급속 충전을 자주 하면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인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BMS 제어 기술과 냉각 시스템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과거 대비 배터리 관리 수준이 높아졌다고 본다. 실제 충전 사업자들이 축적한 장기 운영 데이터에서도 급속 충전 비중이 높은 차량 상당수가 안정적인 배터리 성능(SOH)을 유지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충전 인프라 경쟁 역시 단순 설치 대수에서 초고속·고출력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채비는 최근 300kW급 이상 초급속 충전 기술과 메가와트(MW)급 충전 시스템(MCS) 개발에 나섰다. 일부 차세대 충전 시스템은 5분 내 충전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은 단순히 전기를 꽂는 행위가 아니라 차량과 충전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정교한 통신 과정"이라며 "전기차 이용자들은 충전기 출력 숫자만 보고 성능을 판단하기보다는 차량별 충전 특성과 실제 충전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 :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6051514262161237
-
PREV 채비 "충전 서비스사업, EBITDA 흑자전환 눈앞"
-
NEXT 다음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