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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시간, 소비로 전환…가동·수익률 상승 기폭제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은 구조적 변곡점에 있다. 캐즘 영향으로 대기업들은 당장 돈이 안 된다고 보고 잇따라 철수, 소수 사업자만 남은 국면이 됐다. 

그런데 새로 들어선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인프라 ‘숏티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채비 IPO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공모로 사업에 탄력을 붙일 경우 ‘승자 독식’을 노려볼 수 있다. 채비 펀더멘털을 다각도로 조명해 본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은 구조적 변곡점에 있다. 캐즘 영향으로 대기업들은 당장 돈이 안 된다고 보고 잇따라 철수, 소수 사업자만 남은 국면이 됐다. 그런데 새로 들어선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인프라 ‘숏티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채비 IPO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공모로 사업에 탄력을 붙일 경우 ‘승자 독식’을 노려볼 수 있다. 채비 펀더멘털을 다각도로 조명해 본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나스(Adam Jonas)는 2023년 6월 충격적인 분석을 내놨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Supercharger) 사업가치를 1000억 달러(한화 약 145조원)로 추산한 것. 충전인프라가 단순 전력 판매 설비를 넘어 라이프 플랫폼(생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평가였다.


위험한 주유소와 달리 전기차 충전소는 극장과 쇼핑몰, 식당,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수 있다. 충전을 위한 시간을 소비의 시간으로 바꿔낼 수 있다. 이 시장 주도적 사업자가 되면 충전기는 가동률 상승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리테일 수입도 부수적으로 따른다.


그리고 테슬라는 2025년 7월 21일 마침내 월가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레스토랑과 드라이브인 영화관, 로봇 체험공간을 결합한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를 개장했다.


그런데 채비는 테슬라의 구상을 채비스테이로 3년 전부터 시도했다. 이미 시행착오까지 거쳐 지역 소비자 맞춤형으로 공간을 진화시켰다. 대다수 지점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상태다. 구글이 네이버의 선점으로 국내 포털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듯이, 충전 플랫폼 시장에서도 초기 거점 확보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 채비스테이 서초 전경


◇ 맛집으로 소문난 충전소…속초 명물 '짬뽕순두부'가 1만원대


더스탁이 최근 방문 취재한 '성수스테이'는 저녁 시간 1층에 위치한 한식당 ‘정성옥’을 찾은 인파로 북적였다. 충전소라기 보다는 지역 맛집에 가까워 보이는 분위기였다. 정성옥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팔고 있다.


강원도 속초 유명 음식인 ‘짬뽕순두부’를 비롯해 △차돌짬뽕순두부 △맑은 초당순두부 △속초 오징어순대 △대관령 김치메밀전병 △메밀왕만두 등이다. 이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라면 한번 쯤 접했을 음식들이다.


▲ 성수 채비스테이에 위치한 식당 '정성옥' 메뉴


속초 현지서 인기식당을 운영했던 사업자를 고용해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식재료를 강원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메뉴당 가격은 1만 내외로 저렴히 책정했다. 핫플레이스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성수점은 가족 단위 이용고객이 많은 점을 노린 공간설계다. 채비는 이 같은 스테이를 서울 핵심 거점에 7개 구축하고 있다. 서초와 홍대, 둔촌, 신월, 마포성산, 안양평촌 등이다. 역시 각 상권 특성에 맞춰 맞춤형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 점심시간 채비스테이 신월(좌), 채비스테이 마포성산(우)


서초는 카페 브랜드 ‘20BOON’를 운영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비즈니스나 미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인근 직장인과 카공족(카페+공부족)에게 인기다. 특히 식당메뉴인 포케와 착즙주스는 건강식을 찾는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나있다. 홍대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카페와 문화공간을 넓게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들 매장 내부에는 공통적으로 실시간으로 차량 충전 상태를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배치되어 있다. 자리에서 편하게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제공은 기본이다.


덕분에 채비스테이는 재방문율이 높다. 전기차와 지역 커뮤니티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덕이다. 채비 관계자는 “스테이는 충전하는 시간 동안 편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고객 스스로 찾고 머무르는 ‘아지트’가 돼 가고 있다”며 “주말 이른 아침이면 전기차 동호회 손님들이 종종 스테이를 가득 메운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채비스테이는 7개 지점 평균 가동률이 30%를 상회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서초점은 50%에 육박하고 있다”며 “전국 충전기 평균 가동률이 5% 미만인 점을 감안했을 때 채비스테이는 입지와 운영효율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채비스테이 성수, 홍대, 둔촌, 안양평촌, 신월, 마포성산


◇ 테슬라보다 3년 앞선 현지화…'고객 락인=가동률 상승'


채비가 스테이를 처음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1월(성수점)이다. 테슬라 다이너보다 3년 빠른 시점이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착에도 상당한 성과를 이룬 모습이다. 채비도 본래 테슬라처럼 극장과 로봇커피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었는데 예상보다 소비자 이용률이 적어 정성옥이나 20BOON로 변화시켜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국내에는 스테이 같은 모델로 사업을 하는 경쟁사가 없다. 채비가 유일하다. 3년의 시간을 앞서 있는 셈이다. 이는 앞으로 격화할 인프라 경쟁에서 중요한 변별력이 될 수 있다.


채비스테이를 통한 고객라인(Lock-in)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채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CPO 시장에서 가동률은 곧 수익성을 의미한다. CPO는 고정비가 △충전기 설치에 따른 감가상각비 △전력 기본료 △임차료 등이다. 업계서는 가동률 1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추가 비용 없이 이익이 빠르게 확대된다.


체류형 충전소 모델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전 수요가 특정 거점으로 집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모일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플랫폼’ 구조 사업이다.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제고하면 시장 지위를 더 수월히 강화할 수 있다.


채비는 CPO(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 Charge Point Operator) 시장에선 이미 테슬라 슈퍼차저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 채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급속충전기 약 5700면을 운영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900면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채비스테이는 단순 에너지 인프라를 넘어 새로운 도시 생활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채비스테이를 수도권 중심으로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기사 원문 : https://www.the-stock.kr/news/articleView.html?idxno=3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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