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보다 3년 앞선 채비의 '채비스테이' 혁신
가동률 50% 돌파, 전국 평균 5%의 10배 성과
한식당 '정성옥'·카페 '20BOON'으로 맛집까지 겸업
강남서초·성수·홍대 등 7개 거점 확보한 CPO 1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식당과 충전소를 접목한 휴게소 형태의 복합시설 ‘다이너(Diner)’의
문을 열었다. 일론 머스크의 새로운 실험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면서
연일 입장 대기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 모델을 향후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가 세상에 선보인 복합형 충전소 ‘다이너’는 놀랍게도 한국 업체가 3년 전에 이미 시작한 모델이다. 국내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Charge Point
Operator) 1위 기업(대표 최영훈, 구 대영채비)인 채비가
2022년 11월 서울 성수에 개점한 ‘채비스테이’가 바로 그것. 복합충전문화공간으로 첫 선을 보인 ‘채비스테이’는 ‘다이너’보다 무려 3년이나 빨랐다.
채비스테이 강남서초센터 전경 [사진=채비]
단순한 충전소를 넘어 새로운 고객 경험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충전·휴식·다이닝·카페·세차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브랜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채비는 전기차
충전 대기 시간을 활용한 이 체류형 공간 모델을 통해 부가 서비스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채비스테이는 ▲강남서초 ▲성수 ▲홍대 ▲마포성산 ▲둔촌 ▲신월 ▲안양평촌 등 주요 도심 곳곳에 위치해 있다. 오픈 3년째를 맞는 채비스테이는 어느덧 전기차 유저들의 메카이자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9월 초, 채비스테이
서초점과 성수점을 방문해 그 숨은 노하우를 살펴봤다.
◆라이프스타일로 변모한 복합충전문화공간
2016년 설립된 채비는 전기차 충전기 개발부터 제조, 설치, 운영, 유지보수
등 모든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현재 국내 급속 충전 시장에서 가장
높은 공급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약 1만여 면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운영·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준의 규모다.
글로벌 업체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를 확보한 채비는 한국형 테슬라 다이너라 불리는 ‘채비스테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 지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채비스테이
성수, 홍대, 둔촌, 안양평촌, 신월, 마포성산 [사진=채비]
채비스테이는 '고객의 충전시간을 가치있게'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복합형 모델이다. 전기차 이용자가
동일 공간에서 충전·휴식·식사·카페·세차까지 한 번에 해결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혁신적 모델이라
평가받는다. 고객의 이용 패턴과 이동 편의를 고려해 서초·성수·홍대·둔촌·신월·마포성산·안양평촌 등 주요 거점을 선점하고, 각 상권 특성에 맞춘 동선과 테넌트 믹스로 구성해 충전 대기시간 동안 고객 체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심 고속·간선축과 인접한 교통 요충지에 자리해 있어 급속
충전의 메카로 불린다. 채비스테이 서초는 경부축 수요를 충족하고, 둔촌은
양재대로·천호대로·하남IC
접근성을 자랑하며, 성수는 올림픽대로·강변북로
진입 편의를 살렸다. 홍대는 양쪽으로 펼쳐진 4차선 도로와
높은 유동인구, 성산은 업무·주거 혼합 수요를 흡수한다. 일반 고객은 물론 택시·관공서 차량 등 장거리 회전 수요가 빠르게
턴 오버되도록 진·출입 동선과 주차 대수를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매장 내부에서는 실시간으로 차량 충전 상태를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배치돼 있고,
자리에서 편하게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등 디지털 편의가 제공된다. 단체 고객을
위한 대형 테이블, 테라스 등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가족·동호회·비즈니스 모임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들의 아지트로 부상한
‘채비스테이’
채비스테이는 단순한 ‘충전소’가
아니라 전기차 커뮤니티의 생활 거점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필수적인 충전 루틴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채비스테이 7개 지점의 평균 가동률은 30%를 상회하고, 강남권 유동인구가 많은 서초점은 50%에 육박하는 가동률을 기록한다. 전국 충전기 평균 가동률이 5% 미만인 점을 감안했을 때 채비스테이는 국내 최고 입지의 위용을 뽐낸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여유 있는 주차 공간과 급속 충전 인프라를 갖춘 곳은 채비스테이가 유일하다. 서초점 취재를 나온 평일 낮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전기차들을 볼 수 있었다. 채비스테이는 재방문율이 매우 높은데 충전하는 시간 동안 편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고 머무르는 ‘아지트’가 되고
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붐비는 채비스테이 신월(왼쪽), 채비스테이 마포성산 [사진=채비]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동호회 고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주말
이른 아침이면 전기차 동호회 손님들이 충전소와 주차장을 가득 채워 활기를 띤다. 특히, 채비스테이는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의 충전 편의를 위해 CCS 콤보1 어댑터를 무료로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어댑터 걱정 없이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
홍대·성수처럼 단체 모임이 잦은 상권에서는 미팅·비즈니스 수요도 많다. 급한 용무가 있을 때 편하게 노트북을 펼칠
수 있고, 온라인 화상회의 등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주말에는 인근 결혼식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기도 하다. 테이블 오더, 결제·호출 알림, 충전상태
모니터링 등 고객 친화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돼 있어 대기 스트레스는 줄이고 편안하고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다.
◆'순대국밥, 돈가스, 냉삼까지'… 맛집이 된 충전소
채비스테이는 충전 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이 찾는 맛집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취재를 위해 오후 7시경 방문한 성수점은 퇴근 후 삼삼오오 몰려드는 직장인들과 모임으로
온 손님들로 가득 찼고, 음식을 기다리는 와중에 배달 앱 주문을 알리는 소리도 끊임없이 매장에 울려퍼졌다.
이쯤 되면 맛집이 된 충전소가 아닌가. 채비스테이에는 한식당 ‘정성옥’과 카페 ‘20BOON’등
두 개의 F&B 브랜드가 있다. 성수, 홍대, 성산, 신월, 둔촌 등 상권 특성에 맞춘 메뉴 전략으로 충전 시간을 ‘먹는 즐거움’으로 바꿔준다. 점심 가성비 메뉴로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나있고, 저녁에는 회식장소로 애용하는 단골 손님들이 많다.
채비스테이 성수(왼쪽), 신월의
대표 메뉴들 [사진=채비]
정성옥 성수점과 성산점은 매일 아침 강원도에서 공수한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는
‘짬뽕순두부’가 대표 메뉴다. 특히 차돌짬뽕순두부, 맑은 초당순두부, 속초 오징어순대,
대관령 김치메밀전병, 메밀왕만두 등 강원도 특색을 담은 다양한 음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직장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돈가스, 순대국밥, 뼈해장국 등 든든한 식사 메뉴도 정성옥만의 방식으로 선보이며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기사식당을 콘셉트로 하는 신월점은 대패콩불백반, 냉동삼겹살 등 레트로
메뉴를 내세워 회식 명소로 자리잡았다.
서초점, 성수점, 둔촌점에
마련돼 있는 카페 ’20BOON’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휴식은 물론 비즈니스 미팅, ‘카공족’(카페+공부족)’에게 인기다.
서초점은 커피와 생과일 주스, 포케,
파스타, 햄버거, 핫도그 등 폭넓은 메뉴 구성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연 그대로의
신선함을 담은 포케와 착즙주스 콤보 메뉴는 건강식을 찾는 인근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분위기 좋은 테라스가 있는 둔촌점은 직접 굽는 크루아상으로 만든 샌드위치, 수제
미트볼 토마토 스튜, 와사비 새우 파스타 샐러드로 ‘브런치
맛집’으로 입지를 굳혔다. 홍대점은 넓은 실내, 플랜테리어와 잔잔한 수경 사운드로 ‘힐링형 아지트’에 가까운 무드를 제공한다. 매장 옆 대기 공간은 24시간 개방돼 있어 충전 고객들은 카페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쉴 수 있다.
채비 관계자는 “주말이면 전기차 동호회 손님들이 충전소를 가득 채우고, 홍대·성수 같은 상권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이나 노트북 작업을 위해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채비스테이는 단순한 충전 공간을
넘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정착했다”고 말했다.